경영상 해고라 함은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기업에 종사하는
인원을 줄이기 위하여 일정한 요건 아래에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으로서 기업의 유지·존속을 전제로 그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를 해고하는 것을 말합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가 경영상 해고를 하기 위해서는 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ⅱ) 사용자의 해고회피노력 ⅲ)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에 따른 대상자 선정 ⅳ) 해고회피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해 50일전까지 근로자대표에게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할 것 등의 네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대하여 과거 판례는 해고를 하지 않으면 기업이 도산되거나 존속유지가 위태롭게 되는 것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는 태도를 취하다가(도산회피설), 최근
판례는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경영합리화조치설)도 포함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판례를 통해 경영상해고에 있어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대한 판단 기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긴박성의 정도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감축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 감축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2. 경영상의 필요의 계속성
정리해고가 어떠한 경영상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인건비 절감 또는 노무관리의
편의를 위하여 단행된 경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
일시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아래 판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해고무효확인등·해고무효확인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4다20875,20882, 판결]
【판시사항】
[1] 정리해고의 요건으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감축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2] 기업 운영에 필요한 인력의 규모와 잉여인력 등에 관한 경영자의
판단을 존중하여야 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3]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의 의미
[4] 유동성 위기로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던 甲 주식회사가 경영상
이유로 乙 등을 해고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고 甲 회사가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2] 근로기준법 제24조
[3] 근로기준법 제24조
제2항
[4] 근로기준법 제24조
【참조판례】
[1][2][3] 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1다60193 판결 / [1][3] 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공2004상, 363) / [1] 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0다3735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38007 판결(공2012하, 1279)
【전문】
【원고, 피상고인】
별지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 외 4인)
【피고, 상고인】
쌍용자동차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4. 2. 7. 선고
2012나14427, 7429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 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감축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 감축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3800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는 1999. 8. 기업구조개선작업(Workout) 대상기업으로 선정되어 채권단의 주도 아래 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하여 오다가 2005. 1. 중국 상해기차공업(집단)공사(이하 ‘상하이자동차’라고 한다)가 피고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기업구조개선작업 절차를 종결하였다.
2) 피고의 차량 판매대수는
2002년에 최고 실적을 기록한 후 2003년부터 증감 변동은 있으나 대체로 감소추세에
들어갔고, 2008년에는 피고의 주력 차종인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SUV,
Sports Utility Vehicle)에 대한 세제 혜택이 없어지고 위 차량의 연료인 경유 가격의 상승으로 차량 선호도가 감소한데다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국내외 금융위기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판매가 급감하였다.
3) 위와 같은 매출 감소는 현금보유액의 감소로 이어졌는데, 2008년에는 판매부진 외에 파생상품 거래에서의 손실 및 국내외 금융위기에 따른 금융권의 지원 중단으로 가용할
수 있는 현금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들어 피고는 근로자들의 급여도 제때 지급하지 못할 정도의 유동성 부족을 겪게 되었다. 이에 피고는 2009. 1. 9.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2009. 2. 6. 개시결정을 받았다.
4)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 피고(실제
행위 주체는 회생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이나, 편의상 ‘피고’라고 한다)는 삼정KPMG에
경영 전반에 대한 진단 및 회생전략 수립을 의뢰하였다. 이에 따라 삼정KPMG는 2009. 3. 31. 작성한 검토보고서에서 ‘경기 침체 및 경쟁력 약화 등으로 매출액이 감소하고 영업실적이 악화된 결과 자본 감소 및 유동성 부족 사태가
초래되었고, 동종업체와 비교하여 수익성, 효율성, 재무건전성이 취약하여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인력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비용절감과
효율성 개선 등을 제시하였다. 인력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삼정KPMG는
향후 생산판매계획 등을 고려할 때 총 2,646명 규모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5) 피고는 삼정KPMG가
제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입각하여 총 2,646명을 감원하는 인력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한 다음,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2009. 6. 8. 위 2,646명에서 그 무렵까지 희망퇴직 등으로 퇴사한 1,666명을
제외한 980명에 대하여 이 사건 정리해고를 단행하였다.
6)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이하 ‘노조’라고 한다)는 2009. 5. 22. 피고의 인력구조조정에 반대하며 피고의 평택공장을 점거한 채 파업에 돌입하였는데,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 노사의 대립이 극한 상황에까지 이르다가 피고와 노조는
2009. 8. 6. 노사대타협을 하면서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을 무급휴직, 희망퇴직, 영업직 전직 등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쌍용자동차의 회생을 위한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정리해고자 980명 중 459명이 무급휴직으로 전환되고, 그 밖에도 상당수가 희망퇴직, 전직 등으로 전환되면서, 최종적으로 정리해고된 근로자는 원고들을 포함하여 모두 165명이
되었다.
7) 한편 기업회계기준서는 유형자산의 진부화 또는 시장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유형자산의 사용 및 처분으로부터 기대되는 미래의 현금흐름 총액의 추정액이 장부가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장부가액을 회수가능가액으로 조정하고
그 차액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하도록 정하고 있다. 여기서 회수가능가액은 순매각가액과 사용가치 중 큰 금액으로
하는데, 순매각가액은 합리적인 판단력과 거래의사가 있는 제삼자와의 독립적인 거래에서 매매되는 경우의
예상처분가액에서 예상처분비용을 차감한 금액이고, 사용가치는 해당 자산 또는 자산그룹의 사용으로부터 예상되는
미래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말한다. 피고는 2008년 재무제표
작성 당시 위 기업회계기준서에 따라 토지를 제외한 유형자산의 사용가치와 장부가액과의 차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하면서 손상차손액으로 517,687,494,022원을 계상하여 2008년 재무제표상 당기순손실과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피고는 2007년에 수립된
사업계획을 기초로 해당 유형자산에서 생산될 차량의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예상 매출수량을 추정한 다음 이를 토대로 해당 유형자산의 사용가치를 산정하였는데, 위
사업계획에서 2009년과 2010년에 단종되는 것으로 계획된
일부 기존 차종에 대해서는 위 단종계획을 반영하여 예상 매출수량을 추정한 후 미래현금흐름을 산출하였으나, 그
후속 차량으로 출시가 계획된 신차의 예상 매출수량은 고려하지 않았다.
다.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피고에게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직접적 원인은 2008년 들어 경유 가격의 급등 및 국내외 금융위기로 매출이 급격히 하락한 데에 있고, 피고가 담보 여력이 있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 유동성 위기를 완화할 수단이 전혀 없었다고 볼 수 없으며,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피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회생절차에 들어갔다고
하여 바로 인원 감축의 필요성이 도출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또한 원심은, 피고가 2008년
재무제표 작성 당시 유형자산의 사용가치를 산정함에 있어 기존 차종에 대하여 2009년 또는 2010년 단종을 전제로 예상 매출수량을 추정하였으면서도 2013년까지
어떠한 신차도 출시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위 기존 차종의 후속으로 출시가 계획된 신차의 예상 매출수량을 누락함으로써 해당 유형자산의 사용가치를
과소하게 평가하여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과다하게 계상하였고, 그 결과
2008년 재무제표상 당기순손실과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되었으므로, 위 재무제표를
기초로 피고의 재무건전성이 취약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피고의 1인당 매출액,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 HPV(Hours Per Vehicle, 자동차 1대당 생산소요시간) 등의 지표가 동종업체와 비교하여 악화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생산효율성이 낮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 다음, 이상과 같은 사정과 SUV 차량과 대형 승용차 시장에서의 피고의 경쟁력, 피고가 위와
같은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된 데에는 상하이자동차가 피고의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약속한 투자 등을 이행하지 않는 등 상하이자동차 측의 경영상 태도에
주요한 원인이 있는데 회생절차를 통해 피고의 대주주를 교체함으로써 경영위기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점, 피고가 주장하는 잉여인력의 존재나 규모에 의문이 제기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유동성 위기로 표출된 피고의 경영위기가 구조적·계속적 위기의 성격을 가진 것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따라서 그러한 유동성 위기가 존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원 감축의 객관적 필요성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설령 피고가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인원을 감축할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경영위기를 구조적·계속적 위기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상 총 소속 근로자의 3분의 1을 상회하는 대규모의 인원 감축이 필요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2009. 8. 6.자 노사대타협에 의하여 이 사건 정리해고에 포함되었던 근로자 중 459명의 근로자가 무급휴직으로 전환된 것을 고려하면 원래 피고가 상정하였던 인원 감축 규모가 합리적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점, 이러한 무급휴직조치로 원래의 인력 구조조정 방안보다 인원 감축 규모가 축소되었는데도 회생계획이
인가되었고, 이에 대하여 채권자들이 반대한 흔적이 보이지 않아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이나 법원이 원래
규모의 인원 감축을 회생절차 진행의 전제조건으로 삼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시한 인원 감축 규모에 객관적 합리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사건 정리해고의 객관적 합리성을 부정하였다.
라. 그러나
이 사건 정리해고에 있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가) 먼저 원심은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피고가 유동성 위기를 겪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담보 제공을 통한 대출을 통해 그러한 유동성 위기를 완화할 수 있었다고 보았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당시 피고의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은 상하이자동차의
유동성 지원이 선행되지 않으면 대출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상하이자동차는 금융권의 대출 재개와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의 협력을 유동성 지원의 조건으로 내걸어 피고에 대한 대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실, 피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를 포함한 인력구조조정을 마친 2009. 8. 11.에야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1,300억여 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는데, 위 대출금은 구조조정자금으로만
사용되도록 용도가 제한되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피고가 그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금융권으로부터 신규자금을 대출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 다음으로 재무건전성 위기에 대하여 보면, 원심은 피고가 손상차손 인식의 대상이 된 유형자산에서 생산될 차량의 예상 매출수량을 부당하게 과소 추정함으로써
해당 유형자산의 손상차손이 과다 계상되었다고 보았으나, 미래에 대한 추정은 불확실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의 예상 매출수량 추정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가정을 기초로 한 것이라면 그 추정이 다소 보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합리성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 즉 ① 2008년 하반기부터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던 피고는 신차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현금이 없고 설비를 마련할
자금 동원능력도 없어 사용가치 산정의 대상기간 안에 계획대로 신차를 출시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하고 신차의 미래 매출을 예상 매출수량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또한 피고는 단종이 계획되었던 기존 차종의 경우 모델의 노후화
등으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여서 단종 없이 계속해서 생산한다고 해서 수익이 보장된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하여 단종계획을 반영하여
예상 매출수량을 추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는 러시아 솔러스(Sollers)사와
기존 차종 중 액티언과 카이런을 2011. 12.까지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위 회사가 2008년 하반기의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현지 판매가 급감하였다는
이유로 인수를 거절하는 등 2008년 말부터 실질적으로 위 회사와의 거래는 중단된 상태였던 점, ④ 이 사건 유형자산 손상차손의 과다 계상 여부를 감정한 원심 감정인은 당시 상황에서 신차의 개발은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었기 때문에 신차 매출에 따른 미래현금흐름을 반영하지 않은 것은 타당하나, 피고가 해당 유형자산의
처분·잔존가치를 추정함에 있어 타차 경유자산과 전차종 공통자산의 경우 장부가액의 100%로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하여 신차의 매출로 예상되는 미래현금흐름이 간접적으로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고, 기존 차종의 경우 판매를 하더라도 적자 상태였기 때문에 계속 생산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의 예상 매출수량 추정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설령 피고의 예상 매출수량 추정에 문제가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사용가치가 과소 평가된 것이 아니라면 유형자산 손상차손이
과다 계상되었다고 할 수 없는데, 기존 차종을 단종 없이 계속 생산한다고 하여 그것이 미래현금흐름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른 한편으로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피고는 1994년부터 2000년까지 계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다가 2001년부터 2003년 당기순이익을 기록하였으나, 2004년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기업구조개선작업이 종료한 2005년과 2006년에 당기순손실을
보았고, 2007년에 일시적으로 당기순이익을 보았으나 2008년에
다시 손익이 바뀌어 이 사건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하기 전에도 이미 1,861억여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점, 지속적인 매출 감소로 피고의 현금보유액이 감소하여
2009. 1. 당시 가용 가능한 현금이 74억여 원에 불과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재무상황은 이 사건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하기 전부터 악화되어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결국 위와 같은 사정과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기술집약적인 자동차산업의 경우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동종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고, 이는 매출 감소와 시장점유율의 하락으로 이어지는데, 피고는 기업구조개선작업 기간에 규모 있는 연구개발과 투자를 할 수 없었고, 이후
상하이자동차가 피고를 인수한 이후에도 피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SUV 차량 외에
차종의 다양화를 이루지 못하였고, 거기에 SUV 차량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로 SUV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자 매출은 더욱 감소하게 된 점, 그러던 중에 2008년 하반기의 경유 가격 급등과 국내외 금융위기
사태에 봉착하게 되자 피고는 자력으로는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피고가 처한 경영위기는 상당기간 신규 설비 및 기술 개발에 투자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계속적·구조적인 것으로서, 외부적 경영여건의 변화로 잠시
재무상태 또는 영업실적이 악화되었다거나 단기간 내에 쉽게 개선될 수 있는 부분적·일시적 위기가 아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인원 감축 등을 통해 위와 같은 경영위기를 극복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 경영진의 부실경영 등으로 경영위기가 초래되었다고 하여 이러한 필요성이 부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한편 기업 운영에 필요한 인력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잉여인력은 몇 명인지 등은 상당한 합리성이 인정되는 한 경영판단의 문제에 속하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경영자의 판단을 존중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1다60193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삼정KPMG의 제안을 토대로 2,646명 규모의 인력구조조정 방안을 세웠는데, 삼정KPMG는 생산부문의 경우 모답스기법(MODAPTS 기법, 사람의 신체 각 부분의 동작을 거리비율로 나타내어
시간 데이터 카드에 따라 표준시간을 구하는 표준시간측정방법)을 활용하여 작업자의 작업시간과 비교검토하는
방법으로 요소작업을 분석하고, 각 공정별 레이아웃(Layout)을
검증하여 작업 동선상의 제약조건을 파악한 후 각 공정에 편성된 작업자 간에 작업량 배분이 적정한지를 검토함으로써 적정 인력 규모를 산출하였고, 일반 사무직에 대해서는 국내 경쟁사의 일반 사무직 비중과 사무직 1인당
매출액을 비교하여 적정 인력 규모를 산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구조조정 규모를 도출한 점,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피고는 동종 업체와 비교하여 1인당 매출액,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 기능직 1인당 생산 대수 등 생산성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가 상당히 악화되어 있었던 점,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에 체결된 노사대타협으로 정리해고자
중 459명이 무급휴직으로 전환되어 결국 정리해고된 근로자 수가
165명으로 대폭 축소되기는 하였으나, 위 노사대타협은 이 사건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
간의 극심한 대립으로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 피고의 회생 실패로 노사가 공멸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노사가 막판에 상호
양보하여 체결된 점 등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제시한 이 사건
인원 감축 규모가 비합리적이라거나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다.
마. 이상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함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2. 해고회피노력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그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피고가 당초 제시한 2,646명의 인원 감축 규모에 합리성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정리해고 인원을 더 축소하여야 하는데도 그러한 조치가 없었던 점, 사용자의 해고회피노력은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조치를 먼저 모색하여야 하는데도 피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무급휴직 조치를 우선적으로 시행하지 않다가 정리해고 이후에야
비로소 시행한 점, 피고는 대기업으로서 일반적으로 중소기업보다는 동원 가능한 수단과 능력이 크기 때문에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도 더 많이 요구된다고 보아야 하는 점, 희망퇴직은 정리해고와 비교하여 법적 분쟁을
최소화하면서 온건한 방법으로 인원 과잉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근로자의 고용상실을 초래한다는 측면에서 최후적인 해고회피수단으로
취급되어야 하는 점, 피고가 정리해고를 하는 대신 무급휴직 조치를 취할 경우 고용보험법의 관련 규정에
따라 정부로부터 일정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해고회피노력을 다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피고가 제시한 이 사건 인원 감축 규모가 비합리적이라거나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정리해고 이후에 이루어진 무급휴직 조치는 이 사건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 간 극심한 대립으로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지자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시행된 것이라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에 앞서 부분 휴업, 임금
동결, 순환휴직, 사내협력업체 인원 축소, 임직원 복지 중단, 희망퇴직 등의 조치를 실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과 당시 피고가 처한 경영위기의 성격이나 정도, 피고의
사업 내용과 규모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로서는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달리 피고가 해고회피노력을 다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는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원고 명단: 생략]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민일영
박보영(주심) 김신